마치 꿈속을 유영하고 있는 듯 몽환적이고 오묘하다.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다채로운 결을 지닌 음악과 보컬이 만들어내는 환상적 힘이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 아티스트 주영의 음악적 원천을 확인할 수 있는 미니앨범 ‘Fountain’의 매력이다.
주영은 지난 2014년 효린과의 듀엣곡 ‘지워’로 메이저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주영은 감미로우면서도 그루브를 가득 담은 특유의 보컬로 단숨에 주목을 받았고, 차세대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알렸다. 2018년, 메이저 신고식도 끝났고, 나라의 부름도 마쳤다. 이제 주영은 싱어송라이터 본연의 모습으로, 자신의 음악을 본격적으로 펼친다.
미니앨범 ‘Fountain’은 '아티스트 주영' 그대로를 고스란히 담아낸 앨범이다. 주영만이 표현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음악 색깔을 모두 표현했고, 하나의 단어로 형용할 수 없는 주영만의 범상치 않은 자유로운 감성을 담아냈다. 일관성 있는 듯 보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주영의 목소리는 음악 속에 편하게 빠져드는 힘을 지녔다.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천천히 듣는다면, 주영의 목소리에 기대 나른하게 감상에 젖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타이틀곡 ‘Dive’는 주영 특유의 몽환적이며 감미로운 목소리를 살린 곡이다. 몽환적인 분위기로 시작되는 재지(Jazzy)한 피아노 선율과 후렴구 PB R&B적인 사운드까지 주영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이 담겼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아름답고 행복했던 그 순간을 노래하는 듯, 헤어 나오지 못하고 더욱 빠져드는 현실의 모습을 가사로 담아 음악적 완성도를 높였다.
앨범 전곡을 작사, 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 자신의 역량을 보여준 주영은 앨범 한곡 한곡 저마다의 스토리텔링을 담고, 트랙을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1번 트랙 ‘Daydream’에서는 공상을 주제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던 그 날, 그 순간들을 떠올리며 달콤한 공상에 잠기는 모습을 그렸다. 독특하게도, 데모버전 보컬을 그대로 사용했다. 가사를 써 내려가며 덤덤하고 꾸밈없는 목소리가 나른하게 생각에 잠긴 남자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테잎 녹음과 오르간 사운드로 빈티지한 색깔을 입혔고, 신스 사운드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또한 ‘현실’을 뜻하는 타이틀곡 ‘Dive’로 연결되며 공상에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곡이다.
타이틀곡이자 2번 트랙 ‘Dive’에서 이어지는 3번 트랙 ‘처음’은 여성 보컬 SOLE과 듀엣곡으로 연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연인이 처음 만나 설레며 서로의 마음에 자리 잡는 모든 순간을 노래한다. 남녀 입장에서 주고받는 이야기가 듣는 이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하는 곡이다.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부드러운 분위기와 더해지는 피아노 선율은 사랑에 빠질 때의 풋풋하고 설레는 감정을 자아내고 있다.
4번 트랙 ‘Wine’은 지소울(G.Soul)과 함께했다. 사랑의 상처나 아픔은 와인 자국처럼 남아 지워내기 힘들지만, 빈 잔에 고인 아픈 추억을 모두 마셔 비운다고 표현해 상처받은 남자의 모습을 감각적으로 노래한다. 보사노바 리듬과 트랩기반의 리듬을 오가며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또한, 지소울의 참여로 빈티지하고 독특함이 가미되었다.
뮤지션 pH-1의 참여로 더욱 트렌디함을 입은 5번 트랙 ‘Planet Girl’은 한눈에 반한 여자, 우주 밖으로 데려가고 싶은 상대와의 여행을 그리는 곡이다. 리듬이 돋보이는 곡으로, 대중적인 리듬은 아니지만 오히려 더 자극적이면서 귀를 사로잡는다. 주영과 pH-1의 상상력이 노래로 표현되는 마법을 느낄 수 있다.
앨범 타이틀과 동명인 6번 트랙 ‘Fountain’은 세상의 모든 것 다 벗어 던지고 둘만이 존재하는 곳에서 지극히 순수한 모습으로 자유롭고 싶은 마음을 표현했다. 싸이키델릭(Psychedelic) 장르를 기반으로 딥(deep)한 드럼, 베이스, 기타루프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주영 특유의 나른한 보컬이 더해지면서 자유분방한 감성을 담아냈다.
주영은 이번 앨범에서 SOLE, 지소울, pH-1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협업으로 자신이 지닌 매력을 살리고 새로운 변화와 재미를 더해 리스너들을 매료한다. 지금껏 잠재해왔던 자신의 깊은 음악성을 ‘Fountain’을 통해 봇물 터지듯 풀어냈고, 다양한 장르를 오로지 그의 색깔로 승화시켰다. 주영이란 차세대 싱어송라이터가 한국 대중 음악계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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