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월간 윤종신] 12월호 ‘추위’는 ’오르막길’의 후속 이야기이자 창작자들의 이야기이다. ‘오르막길’이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투영해 해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였다면, ‘추위’는 특별히 창작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창작자로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시련과 고난을 겨울의 ‘추위’에 비유했으며 창작자들의 고민과 애환을 생생히 그려내고자 했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내가 지향하는 창작적 신념을 잃지 말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장르가 무엇이든 지금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이번 가사에 공감할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는 늘 고집과 타협 사이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거든요. 미학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더 멋진 걸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것, 뭔가 더 달콤하고 돈도 될 수 있는 걸 하고 싶은 마음도 있죠. 아무리 나는 내 완성도가 더 중요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도 인기도 얻을 수 있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유혹이 찾아오면 흔들릴 수밖에 없어요. 그런 유혹은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것처럼 스산하고 은밀하고 달콤해서 거부하기가 힘들죠. 하지만 그렇게 계속 유혹에 굴복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보다 남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반복하다 보면, 자꾸 내 취향이 아니라 남의 취향을 따라가다 보면, 자기 것은 완전히 없어져 버리고 말 거예요.”
윤종신은 이번 가사를 쓰면서 창작자는 ‘나그네’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정착하지 않고 계속 떠도는 나그네처럼 창작자 역시 끊임없이 뭔가를 두드리고 경험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그렇게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실험하고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발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착하다 보면 안주하게 되고, 안주하게 되면 고일 수밖에 없으니까. 고여 있는 사람에게서는 뭔가 새로운 게 나올 수 없으니까. 새로운 걸 만들 수 없다면 그 사람은 더는 창작자가 아닐 테니까.
“저도 요즘 주위에서 그런 소리를 많이 들어요. ‘좋니’가 잘됐으니까 ‘좋니’ 같은 노래를 계속하라고.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그런 노래를 하면 되는 거라고. 하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안도하고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계속 나아가야죠.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내가 그때그때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해야죠. [월간 윤종신]은 그러려고 만든 거니까. 다행히 저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격이고, 뭘 하든 뭘 만들든 어떻게든 재미를 찾아내요. 창작이 잘 맞는 거 같아요.(웃음)”
2017 [월간 윤종신] 12월호 ‘추위’는 윤종신이 작사, 윤종신&강화성이 작곡했으며,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새롭게 합류한 정인이 ‘오르막길’에 이어 또 한 번 가창자로 참여했다.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 [마담 뺑덕] 등을 만든 영화감독 임필성이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고, 영화배우 진선규와 배두나가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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