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색에 비유한다면 어떤 컬러로 표현할 수 있을까? 으레 사랑을 핑크빛에 빗대곤 하지만, 바닐라 어쿠스틱이 전하는 사랑의 색채는 더 다채롭다. 세상에 둘만 남겨진 듯 반짝거리는 순간들을 황홀의 색깔로, 혹은 변해버려 돌이킬 수 없는 감정들을 시린 슬픔의 색깔로, 수많은 사랑의 면면들을 오묘하고도 아름다운 색감으로 표현한다.
‘Sweet Chemistry’ 이후 약 2년 만에 선보이는 5번째 정규 앨범 [어울리게 칠해줘]는 곡마다 지닌 컬러가 아름다운 영감을 전하고, 모든 곡들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컬러풀한 그림이 된다. 바닐라 어쿠스틱 특유 스윗한 노래와 애절한 발라드, 현실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노래까지, 이번 앨범은 바닐라 어쿠스틱이 가진 음악적 포용력을 넓게 펼치는 앨범이라 할 수 있다. 기존 싱글로 발매됐던 ‘울컥해’, ‘너만 생각나’, ‘데이트’, ‘끝이 아닌 것 같아서’ 4곡과 신곡 7곡을 포함 총 11곡으로 트랙을 가득 채웠으며, 한층 진하게 풍기는 바닐라 어쿠스틱의 음악적 색깔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한낮의 따뜻한 햇살과 밤의 차가운 공기가 공존하는 계절, 봄.
이 계절의 다양한 색처럼 [어울리게 칠해줘]가 당신의 마음을 찬란하게 칠해주길.
01.안아줘요
유난히 지친 하루.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 힘들었던 순간보다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너를 추억한다.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빈자리,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떨치지 못한 사랑을 그리워하는 곡. 잔잔한 피아노 라인과 애절한 성아의 목소리가 무드 있게 어우러진다.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오는 근사한 기적. 마음을 간질이는 러브송 ‘너만 생각나’는 좋아하는 사람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그의 생각이 머릿속을 채워 종일 들뜨던 사랑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평범하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사랑의 감정을 솔직하고도 담백한 가사로 풀었다. 성아, 바닐라맨의 목소리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감정을 달달하게 표현한다.
“그 애 옆의 네 모습이 왠지 조금 슬퍼 보여. 그저 나만의 착각일까. 그럴수록 커져가 내 맘도, 삐뚤어진 욕심 앞에도. 네 옆을 지우고 덧칠해. 어울리는 색으로 채울게.”
나와 잘 어울리는 그 사람. 그와 함께 있으면 모든 게 완벽하다. 하지만 그 사람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고, 내 눈에 비치는 그는 어딘가 슬퍼 보인다. ‘어울리게 칠해줘’는 그의 옆을 잘 어울리는 나로 다시 칠하겠다는 삐뚤어진 욕심을 도발적으로 표현한다. ‘낮과 밤’, ‘흑과 백’의 대비처럼 도입부와 후렴구의 구성이 확실한 대조를 이룬다.
시간은 빠르고, 나를 둘러싼 공간은 무겁다. 뭔가를 놓치고 사는 것처럼 마음이 늘 불안하다. 잠시 현실을 떠나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되도록 더 먼 곳으로. 여행이란 건 결국 다시 돌아오기 위함이라고 한다. 머나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때, 당신이 다시 현실을 견디고 웃을 수 있길.
혼자 여행하며 느낀 감정들을 녹여낸 곡으로,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노래로 나마 휴식을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울컥하는 감정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느껴지는 네 온기에 내 모든 일상이 무너진다. 이별 후 다가오는 그리움을 절절하게 담아낸 ‘울컥해’는 도입부의 잔잔함과 2절부터 묵직하게 진행되는 상반된 편곡이 이별 후 밀려오는 감정을 극대화한다. 성아의 애절한 창법이 울컥한 마음을 완벽하게 그려낸다.
댓글